TV홈쇼핑에서 다양한 물리치료용품들을 접하면서 우리 사회도 노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8.3%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14%에 달한다고 한다. 퇴행성 관절염 등 노인성 근골격계 질환이 모두 만성질환이다 보니 자가 치료법을 찾게 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검증된 온냉치료의 원리를 이해하면 생활 속에서 통증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
생체 조직을 43도 상승시키면 근육이 이완되고 인대와 관절을 구성하는 콜라겐 섬유가 늘어나며, 관절액의 점액도는 낮아지게 된다. 또한 혈류량이 증가하고 세포막의 투과성 및 생체 효소작용이 촉진된다. 반대로 온도를 낮추면 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하는 것을 막아주고 혈류량을 감소시켜주며 생체 효소작용을 감소시킨다. 이런 온냉 효과는 관절이나 인대의 상태에 따라서 치료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잘못 사용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발목을 삐어 부어 있을 때는 바로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조직이 부어 있고 화끈거리므로 냉찜질로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과 부종을 최소화할 수 있다. 냉찜질은 보통 부상 후 2일까지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조직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이때 만약 온찜질을 한다면 인대가 더 늘어지고 부종과 출혈이 심해진다.
류마티스 또는 퇴행성 관절염일 경우는 온찜질이 좋을까, 냉찜질이 좋을까? 이는 현재 관절 주변에 존재하는 근육, 인대, 연골, 활액막을 이루는 세포들의 움직임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온도를 높여 세포 투과성이나 효소들의 대사를 높이거나 혈액 공급을 증가시킬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의 작용을 도모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류마티스 또는 퇴행성 관절염은 상태에 따라서 붓고 물이 차는 급성기, 부종은 좋아졌지만 아직 남아 있는 아급성기, 부종은 없으나 통증은 잔존해 있는 만성기로 나눌 수 있고, 이런 3단계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간혹 경미한 부상에도 연골이 손상되어 관절 안에 출혈이 되는 경우도 있다.
관절이 붓고 화끈거리는 급성기에는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냉찜질은 지퍼백에 물을 얼려 수건으로 싸서 15분 미만으로 사용하면 된다. 종이컵에 얼음을 얼려 직접 관절 주변을 마사지 할 수도 있지만 신경이 지나가는 위치를 모르는 일반인들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이 좋지 않거나 레이노드증후군, 혈관염 등이 있는 경우는 하지 말아야 한다.
만성기의 통증은 허혈상태에서 비롯된다. 즉, 통증을 유발하는 여러 물질들이 관절 주변에 고여 있어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하므로 만성기에는 혈류량을 증가시켜 통증유발 물질을 제거하는 온찜질이 적합하다. 온찜질은 고무팩에 약 70도 정도 되는 더운물을 넣어 수건에 싸서 20∼30분 정도 사용하면 된다. 번거로우면 적외선 램프 또는 전자렌지를 이용하는 젤팩 등을 사용 할 수 있다. 다만 적외선램프는 핫팩과 치료 효과는 비슷하며 오히려 피부가 건조해지는 단점이 있다. 팩을 올려놓고 잠들지 말고, 피부에 로션이나 젤 등을 바르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이나 신경손상으로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면, 염증이 다소 있으나 진행되지 않는 아급성의 경우는 어떠할까? 열을 가하면 세포막 투과성을 높여 부종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지만, 혈액순환을 증가시켜 오히려 경미하거나 정체된 상태의 부종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 이는 부종의 기간, 조직의 상태, 개인의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해야 한다.
만성 관절염이나 골절 등으로 인해 관절에 구축이 있을 경우 신전운동을 시행하여야 하는데 시행 전에는 온찜질로 관절액의 점액도를 낮추고 인대를 이완시켜 유연성을 획득한 후 바로 신전운동을 시행하며, 시행 후 화끈거리는 증상이 있을 경우 냉찜질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45도 정도의 더운물에 담근 상태에서 운동하면 효과가 좋다.
온냉치료는 집에서 시행할 수 있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나 관절의 상태를 이해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또한 관절상태는 항상 변화함을 기억하고, 붓거나 통증이 심해지는 등 관절의 상태에 변화가 생기면 즉시 전문의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