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과사전

제목: 고혈압

날짜 :: 2004-04-02
전화번호 :: 외래 033-240-5639
출처 :: 순환기내과 홍경순 교수

내용

고혈압은 심비대, 관상동맥질환, 대동맥질환, 심부전, 신부전 및 뇌졸중(뇌출혈, 뇌경색) 등을 유발하는 무서운 병이나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없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무관심하고 고혈압을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이러한 합병증이 유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만큼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원인이 규명되지 못한 본태성 고혈압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확실한 예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고혈압의 소질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일반인 모두에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촉진인자를 찾아 조절, 관리하는 1차 예방과 이미 고혈압이 발병한 사람에게 비약물(생활 습관의 개선) 및 약물요법을 통한 혈압강하와 위험인자 관리로 합병증의 발생 내지 진행을 방지하기 위한 2차 예방은 대단히 중요하며 또한 저비용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이득이 있겠다.

고혈압의 예방에 관하여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1. 혈압의 유전성
고혈압 가계내의 고혈압 발생빈도가 일반 인구보다 높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있으며 정상인 부모 사이에서 고혈압 자녀가 생기는 비율은 18%인데 반해 양부모 모두 고혈압일 때는 46%, 한쪽만일 때는 34%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유전성은 타고나는 것으로 인위적으로 조절이 불가능하지만 어느 정도의 환경적인 영향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유전적인 배경을 극복하기 위한 환경적인 측면에 대한 개개인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겠다.

2. 나이
원시 사회에서는 나이에 따른 고혈압의 발생빈도 증가가 미미하였으며 이것은 문명사회에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혈압이 높아지는 사실과 대조적이어서 환경이 고혈압의 발증요인이 될 수 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유전성과 마찬가지로 연령의 증가로 인한 생리적인 부분은 어쩔 수 없으나 긍정적인 사고로 정신적, 육체적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고혈압의 예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3. 표준체중 유지
생활양식의 도시화, 서구화에 따라 현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외형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병의 원인을 제공함으로써 건강을 해치게 된다. 비만이란 표준체중 [(신장-100)×0.9]보다 20% 이상 증가된 상태를 나타내며 혈압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외에도 비만자는 심비대,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동반되어 심혈관계 사건을 증가시키게 된다. 따라서 체중의 적절한 관리를 위한 개별적인 식이요법과 신체적 활동의 증가 외에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관리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4. 식염제한
소금은 필수 불가결한 영양소이나 우리 국민은 서구의 10그램, 일본의 12그램에 비해 생리적 필요량보다 훨씬 많은 하루 15∼20그램의 소금을 섭취하는 등 훨씬 많은 양을 섭취하고 있으며, 고혈압의 발생빈도가 15∼20%에 이르는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니다. 소금 섭취량이 많을수록 고혈압 발생률이 큰 것은 많은 역학 조사의 결과로 잘 알려져 있는 바 반찬을 싱겁게 하고, 소금이 많이 들어가는 국이나 라면, 패스트푸드 등의 음식을 피해야 한다.

5. 안 정
불안, 우울증 등의 정서적인 요인은 고혈압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더욱 상승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여러 가지 정서적 이완 프로그램이 고안, 실행되고 있으나 아직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교감신경 흥분 및 다른 작용을 통해 혈압 상승 외에도 건강에 많은 해를 끼치므로 항상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6. 규칙적인 운동
운동량이 적고 주로 앉아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비만증이 따르게 되고 활동적인 사람에 비해 고혈압 발생의 위험이 20∼50％ 증가함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운동과 혈압의 관계를 살펴보면 모든 종류의 운동이 일시적으로는 혈압을 상승시키지만 지속적인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운동의 효과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 외에도 건강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나쁜 생활 습관에서 탈피하는 동기가 되기도 하므로 더욱 중요하다. 최근에는 옆사람과 이야기 할 정도의 정도나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보로 45분간 거의 매일 걷거나 1주일에 3∼4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하고 있다.

7. 절 주
고혈압환자의 약 10%가 알코올과 관계된 것으로 보도되는 등 다량의 알코올은 고혈압과 뇌졸중의 위험인자이다. 1일 2∼3잔 이하의 비교적 적은 양의 알코올은 오히려 심장질환 및 혈압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알코올의 종류에 따른 차이는 아직 확실치 않다. 혈압과 관련하여 알코올의 하루 허용량은 30㎖이므로 맥주는 720㎖, 와인 300㎖, 50도 위스키 60㎖, 소주는 90㎖로 제한하고 여자와 체중이 적은 사람은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비록 적정량의 음주가 혈압강하에 도움이 된다하더라도 고혈압 환자로서 알코올로 인해 혈압이 상승한 경우는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

8. 금 연
흡연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과 더불어 심혈관계의 주된 위험인자이며 순환기 질환 이외에도 여러 장기의 악성 종양의 발병과 관계되므로 금연에 관한 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상을 요약하여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고혈압 예방수칙을 정하고 있다.

▣ 고혈압 FAQ
앞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치료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은 고혈압이란 질환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 약제에 대한 거부감이 더욱 큰 것이 사실이다.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 받는 질문 몇 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고혈압 약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가장 흔한 질문이며 평생 먹어야 할 약이므로 증상이 생기면 복용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고혈압은 대부분 유전적 그리고 오랜 기간 지속된 환경적 요소에 의하여 발생하며 일단 발생하면 자연적으로 없어지거나 완치될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지속적인 약물치료 및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혈압을 조절하여 합병증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혈압의 조절 정도에 따라서 약제의 용량과 종류를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으나 혈압약을 완전히 끊을 수 있는 환자는 10-15%에 불과하며, 이 경우에도 다시 혈압이 상승될 수 있으므로 자주 혈압을 측정해보아야 하며 지속적인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약제의 장기적인 복용으로 위장, 간 또는 신장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특히 남성에게는 성기능 장애가 동반될 가능성이 많다고 알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약제가 제한적이었고 다소의 부작용이 있었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약제들은 이러한 부작용이 현저히 개선되었으며 약제 선택의 다양성으로 어느 한 약제에 이상 반응을 보이더라도 다른 약제로 대체할 수 있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약제를 선택하는데 무리가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또한 성기능 장애의 경우 약제의 부작용보다는 오히려 환자 자신의 심리적인 상태가 더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약제의 부작용에 따른 위험보다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이 더욱 높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체중을 줄이기 위해 매일 사우나에 가는 것은 어떻습니까?
적절히 이용할 경우 고혈압 환자에게 위험하지 않으나 단지 너무 뜨겁거나 차가워 갑작스런 혈압의 변화를 주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한 주로 수분과 염분이 소모되므로 열량을 사용하는 적절하고 지속적인 체중감량이 이루어지기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섭씨 20-22℃의 수온으로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하는 것이 좋다.

넷째, 아무 증상도 없는데 약물치료를 해야 합니까?
최근 건강검진의 확대와 가정용 혈압계의 보급으로 혈압의 진단이 쉽게 이루어지므로 이런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고혈압은 대부분의 경우 위험신호나 증상이 없어서 방치하게되고 이로 인해서 동맥경화가 더욱 빨리 진행되고 뇌졸중, 심부전, 신부전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동반하게 되어 '소리없는 살인자(silent killer)' 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찍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길이다.

다섯째, 두통으로 가까운 약국에서 혈압을 측정했더니 높다고 하여 약을 복용 중입니다. 이전에는 혈압을 측정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혈압은 여러 요인에 의해서 변동이 있을 수 있으며 하루 중에도 일정하지 않고 수시로 변하므로 한순간의 혈압이 그 사람의 혈압을 대표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안정된 상태에서 여러 번 측정한 혈압을 기초로 진단이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이 있는 경우(열이 나는 경우, 감기약이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 정신적인 흥분이나 긴장, 흡연 후, 커피를 마신 경우 등)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또한 동반된 질환에 따라, 환자의 나이나 여러 장기의 기능에 따라 적절한 약을 선택하여야하며 혈압의 조절 상태나 부작용 여부에 따라 약제를 조절해야 하므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내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섯째, 병원에만 오면 혈압이 높아집니다. 고혈압입니까?
평소 집에서 측정하거나 활동 중 혈압은 정상범위에 속하지만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하면 일시적 혹은 지속적으로 높은 경우를 백의성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이라고 합니다. 24시간 활동 중 혈압을 측정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되며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은 환자에 비하여 심혈관계에 미치는 위험이 적으므로 안심하고 적절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고혈압은 대부분에서 증상이 없으나 서서히 진행되는 합병증으로 인해 궁극적으로는 환자를 고통으로 내몰고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가져오게 되는 중대한 병입니다. 그러나 고혈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절한 치료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보장해 주는 희망이기도 합니다.